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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일기

페인트칠 하다 죽겠네(2005.08.08, 네이버 이사)


페인트칠하다 죽겠네 비공개 결혼 일기

2005/08/08 10:37

복사 http://blog.naver.com/freetbet/100015909467

처음엔 별거 아닐것 같았다.

 

베란다, 문틀 5개, 창틀 하나, 창문 둘, 문 둘. 그리고 신발장 하나.

 

무슨 색칠하기 놀이 정도로 생각했었다. 머리속엔 "참 잘했어요" 도장을 꽝 찍어놓고.

 

우선 페인트부터.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알아보다 네이버에서 페인트 칠하는 카페도 가입하고 집 인테리어 카페도 가입해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

 

석회 성분의 천연 페인트, 지중해 느낌의 페인트 등 눈이 천장에 달린 듯 예쁜것, 비싼것만 찾았다. 페인트 가격도 잘 몰랐으니 1리터 한 통에 5만원 짜리만 찾을 수 밖에...

 

그러던 눈이 친환경 페인트로 낮아지고, 무공해 페인트로 낮아진 다음 결국 온국민의 페인트(?)인 홈스타파스텔OK로 낙찰됐다. 4리터 한 통에 만원짜리. ㅋㅋ

 

문과 창문 색도 처음엔 지중해풍 어쩌고 하면서 고급스러운 회벽색이나 자주색, 녹색 등등 무지개에 있는 온갖 색을 다 찾다가 결국 페인트 가게에서 추천하는 크림색으로 결정. 베란다 역시 석고 느낌의 페인트, 우아한 색상의 천연 페인트에서 밝은 라임레몬색의 수성 페인트로 낙찰. 신발장도 대리석 느낌의 고급 락카 스프레이도 칠하려다가 크림색 페인트 남은것으로 칠하기로 결정했다(귀차니즘의 압박이랄까...)

 

그런데 여기까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다.

 

제일 큰 문제는 이전에 칠해져 있던 색이 푸르딩딩한 회색같은 아주 칙칙한 색이라는 것이다. 그 위에 유백색 페인트를 칠하니...

 

페인트 가게 아저씨 말만 믿고 젯소 칠을 안한 것이 화근이었다. 칠해도 칠해도 배어나오는 아랫쪽의 칙칙한 색깔...

 

보통 두어번 덧칠하면 끝나는 것을 거의 다섯번 정도 덧칠을 했건만 여전히 아래쪽의 푸르딩딩한 색은 계속 배어나오고...

 

반면 원래 검은색이라 애초부터 젯소칠을 하고 시작한 화장실 문틀은 단 세번만에 검은색을 찾을 수 없게 완전한 크림색으로 탈바꿈했다.

 

아~~ 문틀만 보면 절로 "이런 씨바~~"라는 말이 나오는 주말이었다. 잡아도 계속 나오는 바퀴벌레같은 밑색들... 젠장.

 

베란다칠은 그럭저럭 쉬웠다. 롤러에서 페인트가 튀어 얼굴이 초록색이 됐다는 것 빼고.

 

가장 걱정되는건 문과 문틀에 칠한 페인트가 떠서 쭉 떨어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 사포질한 뒤에 걸레질을 제대로 해줬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게다가 왠지 밑바탕에 칠해진 색이 유성페인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걱정도...

 

오늘 가서 다시 확인해야 하는데... 페인트칠 잘못되면 여친한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맞아 죽어도 장가는 가보고 죽어야 할텐데. -ㅂ-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