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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은 남자

프랑스 고3의 여름방학 서래마을의 프랑스학교에서 교사를 했던 친구 올리비에는 한국 아이들의 꽉 짜여진 시간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꽉 짜여진 시간. 잠시 틈이 나면 그 아이들이 전자오락이나 TV에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자기만의 시간을 창조적으로 운용하는 걸 배우지 못한다. 이 상황을 좀 더 비약해 보면, 이들은 커서도 자신들을 조정하고 지시해줄 누군가가가 필요할지 모른다. 독재자는 그렇게 탄생한다.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고 불도저식 통치를 천명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던 젊은이들의 성향에 그런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게 어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 때문이기만 할까. 올리비에에 이어 도미노 현상처럼 "체험! 삶의 현장"을 위해 한국에 와서 교.. 더보기
프랑스 데모와 한국 데모 ... 문화사회를 만들기 위해 창작과 창조 정신을 사회 최전방에서 실천할 이들의 불안정한 삶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게 내 생각이다... ... 그들이 특별히 소중해서가 아니라 그들도 역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는 시민의한 사람이며, 한 사회에서 문화와 예술은 그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술노동자들의 사회적 권리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가장 큰 장애는 다름 아닌 예술인들 자신이다. 연대? 예술가가 무슨 노동자냐? 정부에 대한 요구? 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국가가 왜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냐? 이런 소리가 여전히 그들의 입에서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예술인정책이 몇몇 예술단체 장들에게 자리 하나씩 챙겨주고 입막음 하는 방식에 머물러온 근본 원인이.. 더보기
국경너머, 자유, 그리고 월경의 연대기 ... 2000년, 프랑스 남부로 처음 여행을 떠나 바욘이라는 스페인 접경도시의 친구 할머니 댁에 머물렀다. 어느 날 아침, 할머니가 기차를 타고 스페인을 가신다기에 따라나섰다. 마치 마을버스를 타듯이 기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니 스페인이었다. 스페인 출신인 그 할머니는 일주일마다 한 번씩 국경너머에 있는 미용실에 마실가듯 들럿 머리를 손질했다. 국경을 넘어 갈 때, 여권이고 나발이고 보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순간, 자유의 바람이 사방에서 밀려왔다. 만화의 한 장면처럼 그 바람이 내 얼굴을 간질여 점점 환하게 만들고, 내 몸은 하늘을 둥둥 떠다니듯 상쾌했다. 성장과 속도는 다양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를 거부하며, 가부장제는 모든 딸들의 미래에 일찌감치 한 뭉텅이의 소금을 뿌린다. 자본의 집중과 소.. 더보기